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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줄거리 및 느낀 점]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008 본문

감상문/영화

[짧은 줄거리 및 느낀 점]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008

테리베리 2022. 3. 2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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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입은 조금 지루했다.(자극적인 것만 짧게 전달하는 유튜브의 폐해인가).
벤자민은 늙은 모습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는 저주에 걸린 주인공이다. 그 모습을 본 아버지는 아이를 양로원에 버렸고,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보편적인 사고의 틀을 깨트려버리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보통의 사람들과 함께 자랄 경우에는 "사람은 변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라는 말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벤자민은 어렸을 적부터 겪어 온 모든 상황들이 두려움이고 낯설며 적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렇게 보여지는 시선만 달리해도, 인생을 보는 시야가 달라지는데.. 아직까지도 외모를 중요시하고, 늙어감에 속상해하는 나를 보며 반성하기도 하고.. "나는 어떤 틀 안에서밖에 볼 줄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일 뿐이구나. 아직 정신적/정서적으로 많이 성숙하지 못했구나" 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몸이 쇠약하다고 해서, 순간의 기회를 놓치지는 말아야겠다라는 생각도 했다. 벤저민은 걷지 못하는 몸에서 걸을 수 있도록 도전했고, 늙은이의 몸으로 뱃일을 도전하며, 나중에 나이가 50대라는 나이에서는 요트와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를 돌아 다니며 끊임없이 본인이 하려고 하는 것에 있어서 도전한다.

젊은 나이에 호텔에 묵으며 연륜이 있는 엘리자베스와 새벽마다 수다를 떨 수 있던 것도, 젊은 나이에 뱃일을 하며 일주한 다양한 나라와 일반인은 경험하지 못하는 신박한 경험들이 있고, 그것들을 말로 풀어쓸 수 있기 때문이었겠다라는 생각도 한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면서 월급을 따박따박 버는 것이, 볼품없어지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그것은 삶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니까!라며 다시 다독이기도 했다.

 

쨌든 양로원에서 양로원 할머니 딸 데이지와 만났고, 뱃일을 적극적으로 하게되면서 헤어진다. 그리고 뱃일이 끝나고 돌아와서 데이지를 만났는데, 데이지는 도시 젊은이의 자유분방함이 자연스럽게 베어있게 컸고.. 벤저민은  궁금하지 않은 요소들의 대화와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에 잠자리를 거부한다. 이건 되게 멋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데이지가 벤저민 앞에서 "극에서는 파트너와의 캐미를 위해 섹스, 동성애를 한다."라는 말을 적나라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서로가 호감의 감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저런 말들을 할 수 있는 미국은 참 자유분방하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사실 데이지를 좋게만 볼 수는 없었다..(개꼰대;;).

그리고 마음 속 한 켠에서 몹시 부르르르 떨린 장면이 연출되었는데, 벤저민이 데이지의 공연이 끝나고 찾아와 선물을 주며 밥 한 끼하자고 하는데, 영화 속에서는 "벤저민과 데이지는 서로가 좋아하는 관계!"라고 생각을 했는데, 데이지는 연극 뒷풀이에서.. 벤저민 앞에서.. 다른남자들과.. 눈 질끈 감아지는 행동들을 하더라.. 나는 순간 벤저민이 되었고.. 감정이입이 극도로 되면서 부르르르르르르 떨었다. 하지만 발레단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또는 하면서는..? 이런 것들이 당연시 되는 문화일 수 있으니.. 그리고 벤저민은 말도 없이 데이지에게 찾아온 것이니 저것이 맞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혹시라도 저런 상황이 놓인다면, 난 내가 좋아했던 사람이 기분나쁘지 않을 행동들만 했을텐데, 어떻게 보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기분나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나의 인생/앞으로의 미래? 를 갉아먹을 수 있는 행위일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하 근데 진짜 이해 안되는 것은 첫번째 뒷풀이에 벤저민의 기분이 별로라 돌아가는 것을, 두번째 뒷풀이도 같이 가자고 하는 것은 무슨 심보인가.. 나는 벤저민 꼽줄라고 그런 줄 알았음;;, 사실 벤저민 경계하는 그 남친이라는 작자가 미웠던건가 싶기도 했는데, 벤저민은 옛친구고 지금현남친의 입장으로 보면.. 저렇게 경계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또 이런 상황에서 벤저민의 열불터지겠지만.. 넓은 아량의 자세를 보며.. 저게 위트구나 라는 것을 배웠다.
"좋은 사람인 것 같더라. 그를 사랑하니?"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데이지는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하더라도.. 항상 "벤저민 잘자"를 말하며 잠에 들었다고 하는데, 이게 병주고 약주는 건가 싶기도 하고.. 아직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남녀관계 표용의 세계는 정말 넓다..

 

너무 몰입해서 한 장면만 길게 설명한 듯한데.. 사실, 선장이 죽을 때 한 말과 그 뜻이,
벤저민 아빠가 죽을 때 벤저민이 한 행동들로 하여금 이해가 되면서.. 하 저것도 배울 점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현재 상황과 운명으로 미치고 욕할 수는 있지만, 갈 사람은 본인이 마주하고 싶은 행복했던 장면과 상황들을 마련해주어 가게 놔주는 것..

그리고 보이는 장면은.. 서로가 다른 시간방향으로 살아온 벤저민과 데이지의 나이가 가장 비슷할 때, 둘만의 가장 행복한 생활을 하던 시점에서의 장면이다. 두 선남선녀가 잘되어서 행복했으면 하길 바랐는데.. 벤저민은 무슨 죄를 저질렀다고 저렇게 다른사람들과는 다른상황에 놓인 인생으로 평생을 힘들게 살아야할까라는 생각도 했다.

그치만..여기서 생각이 들었던 점은.. "두 선남선녀가 잘되어서 행복했으면 하길 바랐는데.."라고 말한 나 자신의 한 쪽으로 치우쳐진 생각에 대한 문제가 있다라는 것이다. 사람이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고.. "살아보니>행복했다"여야 맞는 인생인데, "행복하게 살아야한다 > 보편적인 삶"형태로 살아가며, 지금의 나는 그 짜맞춰짐에 의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저런 프로젝트들을 하고.. 다양한 도전들을 하면서, 주위에서는 나를 다 모험심이 있다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 모험심은 방향과 목적이 분명히 있는 일자형 질주로인것이지, 모험심이 아니지 않을까? 그렇게만 살다보니까, 내가 원하는 행복과 반대되는 상황이 생겼을 때 극악의 스트레스로 내몰려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은 조금 더 깊게 파헤쳐봐야겠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벤저민은 본인의 상황을 탓하는 장면보다는, 본인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해보고싶은 것들을 꾸준히 수행하며 본인의 인생을 아름답게 채워나갔다. 

 

'인생의 나침반을 행복으로 정하면서, 짜맞춰진 커리큘럼으로 살아가는 것'도, 생을 행복하게 사는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살아보다보니, 인생이 행복으로 가득했다'가 강박관념없이 스트레스 없이 불안감 없이 진짜 행복에서 우러나오는 리듬감있는 인생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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